성검전설 3 TRIALS of MANA

전체적으로 '괜찮아 보이는' 리메이크란 인상을 받았다.
플레이 비중이 가장 큰 전투 파트를 3D ARPG에 맞게끔 전부 뜯어고쳤고
말끔해진 비주얼과 원체 좋았지만 더 좋아진 BGM, 잘 구비해둔 회차요소 등 많은 부분이 좋은 쪽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스토리 부문만은 리메이크이기에 큰 변경 없이 그대로 계승한 듯한데, 조화가 잘 안되는 것 같다.
낡은 스토리는 원작을 존중? 하는 연출이 버무려진 탓에 불필요해 보이는 컷씬이 군데군데 생긴듯했고, 
평면적인 캐릭터들과 그 행동이 말미암은 컷씬의 오그라듦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메인콘텐츠인 전투는 뜯어고친 건 좋지만 특출남까지는 느껴지지 않아 아쉽다.
되려 부분적으로는 '이건 또 왜 이리 엉성해?' 싶은 느낌마저 들 정도.
가장 거슬리는 부분은 동료 캐릭터 AI인데 심심하면 장판을 밟고 드러눕는 게 일상이다.
레벨로 밀어붙이거나 아이템으로 계속 회복해 억지로 세워 둘 수는 있지만 그게 전략과 거리가 멀다는 건 모두가 안다.

그래도 긍정적인 변경점들이 있는 만큼 원작을 즐겼던 유저들은 이 게임을 감격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아무런 연고 없이 이 게임을 처음 접하는 이들 또한 감동을 받을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아마 나처럼 적당히 해볼 만한 게임 정도로만 생각하지 않을까?

그럭저럭 재밌음에도 성검전설이라는 이름값에 비해서는 전체적으로 평이한 느낌이기에
남에게 선뜻 추천하긴 주저되는, 그런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