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여신전생 5 Vengeance

3년 만의 확장판

스위치 원판을 해보며 PC판이 언젠가 나올 것이라 확신은 했었는데 
오랫동안 하도 소식이 없어서 확장판은 됐으니 PC 이식만이라도 해주길 바랐었던 작품이다
그랬던 게임이 이렇듯 전 기종으로 원판을 포함한 확장판으로 나와주니 반갑기 그지없다

출시 전까지는 확장판인 이번 5편 벤전스의 추가 콘텐츠가 어느 정도 급일 것인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
3편 매니악스급(DLC급)이라기엔 추가점이 많고, 4편 파이널급(정식 씨퀄급)이라기엔 재사용 파트가 많은,
두 게임 사이 어디쯤의 변경점을 가진 물건으로 판명되었다
눈에 띄는 변경점은 어디서나 저장, 스킬 자동전투 등과 같은 편의성 추가와 추가악마 40여체, 밸런스 조정,
새 루트의 다른 전개, 새 루트용 BGM 대거 추가, 회차 플레이용 새 난이도, 동료 감상 콘텐츠 등을 꼽을 수 있겠다
개인적으론 부제 붙이고 다시 팔아먹기에는 적당한 수준의 변경으로 보인다

3편 이래 본편 시리즈의 공통된 약점인 서사는 여전히 부실하니 서사 위주로 즐기는 유저는 주의할 것
원판과 비슷하게 초중반 분위기만 그럴싸하게 잡아주고 후반 날림은 시리즈 최저점 쪽에 속한다

그러나 서사와 상관없이 JRPG의 플레이 쪽에 재미를 느끼는 유저에게는 망설임 없이 추천할만하다
시리즈 특징인 독자룰 턴제 전투와 동료마 수집, 육성의 재미는 원판과 마찬가지로 굳건하다
난이도가 살짝은 낮아진 듯 하나 여전히 시리즈 명성에 걸맞게 주인공이 심심하면 한방에 황천으로 떠나며,
게임 내 최고 난이도 보스 또한 각 캐릭터의 유니크 스킬을 잘 조합하면 한 턴에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있는 등
셋팅에 따라 극한의 전투도 손쉽게 돌파할 수 있게끔 구성된 점이 참 좋다
물론 꼼수 없이 정정당당하게 난투전을 벌이는 것 또한 가능하니 취향것 즐기면 된다
이러나저러나 셋팅 구비를 위한 준비에 상당히 많은 플레이 타임을 소모하게 될 것이다

육성 자체는 게임이 경험치 DLC 없이도 레벨업 아이템을 상당히 많이 부여해서 노가다가 크게는 필요하지 않다
다만 원판과 같이 주인공 캐릭터 레벨업 아이템인 복음서의 수량은 조금 빠듯하니 
1회차에서 99레벨을 쉽게 달성하려면 70레벨 정도까지는 묵혔다가 한번에 사용하기를 권한다

동료마들의 비주얼을 따로 감상할 수 있게끔 추가된 뒷뜰 콘텐츠도 캐릭터게임으로써 적절한 추가 요소로 보인다
카메라 주밍에 제한은 있지만 공들여 만들어진 272체의 악마를 자유자재로 볼 수 있고 간단한 대화문도 볼 수 있다

그 밖에 자잘하게 원판의 진부한 점들을 완화하는 개선점들도 군데군데 있어 좋았다
적과의 전투 회화는 실루엣 보고 정답맞추기 같은 새 베리에이션이 소소한 재미를 주었고
서브 퀘스트도 수수께끼나 대화로 진행되는 퀘스트가 추가되어 단조로움을 조금은 덜어내었으며
회차 플레이에서 클리어 특전을 써먹기 힘들다는 것에 대한 수정, 미니맵이 알아먹기 힘들어서 새 시점 추가 등 
원판 자체의 단점을 상쇄하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공을 들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밖에 여전히 크게 신경 쓰이는 단점으로는 맵이 길찾기가 좀 헷갈려 보이게 디자인됐다든가, 
날림 같아 보이는 후반 파트가 수정 하나 없이 여전하다든가 등의 문제가 거슬리기는 했다
추가로 진동 미지원이나, 열화된 영상 화질 등에 대해서도 말이 나오는 편

여담으로 도전과제 100% 완수에는 최소 6회차 클리어가 필요하다고 하니 시도하려면 마음 단단히 먹기를

어쨌든 현시점서 전 기종으로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본가작이나 다름없기에 시리즈 입문작으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