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드포 시리즈가 망해서 한동안 거리를 둔 장르인 레이싱 게임을 실로 오랜 만에 붙잡았다. 포르자 호라이즌4는 전작인 3편부터가 너도나도 갓겜갓겜거리는 게임이었지만 구매시기가 애매하여 걸렀었는데 이번에도 그럴 수는 없어 출시 소식을 듣자마다 당장 구입했다. 문제는 이게 하필이면 다른 게임을 재미나게 즐기고 있는 와중에 나와 버렸다는 점인데 덕분에 재밌게 즐기던 그 게임의 진행도는 지난 28일부로 멈추게 되었고 이후로 계속 멈춰있다.ㅜ
포르자 호라이즌4의 싱글플레이는 별다른 스토리가 없는 오픈월드 레이싱이란 점에서 개인적으로 아주 재밌게 한 니드포 모원2012와 느낌이 흡사해 좋았다. 몇몇 부분 빼고는 같은 시리즈 아닌가 싶을 정도로 큰 틀에서의 느낌은 비슷했으나 핵심이 되는 그 ‘몇몇 부분’때문에 확실히 다른 게임이구나란 생각도 들었다. fps게임에서 샷감만 달라도 다른 게임 같듯이, 레이싱게임 또한 포인트가 되는 몇 부분이 차이만으로도 크게 와 닿는 건 당연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주력 코너링 방식인데 완전히 다르다. 니드포가 허구헌날 풀악셀을 유지한 채로 드리프트를 하며 주행하던 것과는 달리(최근작은 몰라도 내 기억 속의 니드포는 그랬다), 포르자 호라이즌4는 철저히 감속, 또 감속 강조하며 그립주행 위주의 운행을 해야 한다는 점이 그렇다. 그 와중에 싱글플레이 메인컨텐츠 중 하나가 드리프트라는 점이 살짝 아이러니.
이와 맞물린 또 다른 차이점은 부스터가 따로 없다는 점인데 코너링이나 부스터유무나 기본적으로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아케이드레이싱임에도 동류게임과 비교했을 때 조금이나마 덜 아케이드틱 한 게임을 표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카트라이더나 마리오카트에서도 줄곧 등장하는 드리프트-게이지축적-부스트 시스템이 없다는 점은 유저에 따라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다만 그렇기에 코너링에 혼 힘을 쏟게 되기도 하고 애초에 부스터가 없기에 빠른 차량들은 기본속도가 더욱 빠르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다.
그 외의 차이점이라면 이벤트 간 별다른 지름길이 거의 없다는 점과 사사건건 참견해대는 경찰의 부재 등이 있는데 이 역시 취향의 문제지 어디가 더 낫고 할 문제는 아닌 듯하다. 경찰이 없으니 오픈월드 활보가 한층 더 자유롭게 느껴졌으며 거기에 npc차량 교통량 또한 매우 적은데다 이벤트 시 npc차량의 충돌판정까지 없어져 여기저기 부딪혀 스트레스 받을 일은 거의 없었다. 애초에 완파컷씬 같은 것도 따로 없고... 운전석 시점이 구현돼 있는 점은 명백히 포르자 쪽이 낫고.
그리고 포르자 호라이즌4가 전면적으로 앞세운 특징 중 하나가 바로 4계절 구현인데 각 계절별로 여름은 쾌청하고, 가을은 비가 많이 내리고, 겨울은 눈으로 뒤덮이는 등 노면 상태가 극적으로 변해 같은 지형이라고 플레이 감각에 상당한 차이가 생긴다. 한 맵을 4가지 맛으로 돌려먹을 수 있는 아주 탁월한 아이디어이나 문제는 계절을 자유롭게 선택 할 수 없다는 점이다. 계절은 일주일마다 한번 씩 바뀌며 멀티에서 통일된 경험을 위해서인지 오픈월드구간에선 따로 변경이 불가능하다. 계절에 따라 주행감각이 극적으로 바뀌기에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특정 주행감각만 선호하는 유저는 한주 재밌게 즐기고 3주 동안이나 강제로 불편을 겪어야 하는 끔찍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최소한 싱글플레이에서만이라도 자유롭게 계절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
맵 배경은 영국의 에든버러 주변이라는데 실제로 주변이 시골깡촌인지는 모르겠으나 도심인 에든버러를 제외하면 여기가 영국인지 뉴질랜드인지 모를 정도로 자연만 펼쳐진다. 4계절의 자연풍경 변화를 보기에는 좋으나 빌딩숲을 따로 볼 수 없는 점이 매우 아쉬운데 DLC를 통해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차량 튜닝 또한 레이싱게임 컨텐츠의 큰 축 중 하나라 듣기는 했으나 개인적으론 주행 말고는 큰 관심이 없어 건드리지 않아 언급할 수가 없다. 다만 튜닝과 도색 프리셋을 자유롭게 공유하고 받을 수 있는 점은 대충 보기에도 좋아 보이고 편하기도 했다. 나처럼 가볍게 즐길 뿐인 유저는 그냥 유명유저 셋팅 받아다가 쓰기만 하면 되니 셋팅 문제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 외에 차량은 충분히 많은 것 같으나 일본의 몇몇 브랜드가 빠진 것이 문제가 되는 것 같고 선곡의 경우 튀지는 않으나 하나하나 묻히지 않고 괜찮게 선정한 듯싶다.
멀티플레이는 한 세션에 72명까지 모일 수 있고 매시간 정각마다 이벤트도 열리는 등 겉으로는 신경을 많이 쓴 것처럼 보이나 실제론 그렇지 않은 듯하다.
매 시간 정각마다 있는 포르자쏜 이벤트는 해당 세션에 모인 유저들끼리 점프대에서 멀리뛰기, 드리프트로 점수내기, 속도내기, 속도유지하기 등으로 게임 화폐를 모으는 이벤트인데 초반 몇 번이나 재밌지 레퍼토리가 다양하질 못해 금새 질릴 수밖에 없다.
멀티 대전의 기본이 되는 ‘레이싱모드’는 그 자체로 상당히 재미는 있었으나 차량 간 몸통박치기가 주요 전략이 되어 기록주행과는 다른 플레이 양상을 보인다. 또한 정해진 길 없이 레이싱을 하는 자유주행러시가 껴있어 호오가 갈리는 듯하다. 레이싱모드 외에는 술래잡기를 변형한 규칙의 ‘게임모드’가 있는데 개인적으론 이게 재밌으라고 만든 건지 상당한 의구심이 든다. 답답하고 재미가 없었다. 또한 두 모드 공통적으로 어떤 모드건 점수산정방식에 팀원 한명 차이가 너무도 큰 영향을 미치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고, 그 와중에 앞서 언급한 정각마다 시작되는 게임 내 이벤트 때문에 게임중간 나가는 이도 속출하는데 중간에 인원이 비면 밸런스 있게 팀원을 충원시켜주지도 않는다. 랭킹매치는 탈주가 좀 덜할지 모르나 이 쪽은 게임 시작 자체가 힘들다. 그리고 대기 중 인원공백을 막기 위해서라지만 멀티 대기 도중 나가는 키를 아예 만들어 놓지를 않은 점도 은근히 불편하다.
또한 근래에 있었던 버그에 대한 미진한 대처와 그로 인한 게임 화폐가치 폭락 등 제작사가 온라인-멀티 생태계엔 큰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결국 유저 간 멀티플레이는 실시간 대전보다는 랩타임 비교를 통한 기록경쟁이 메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싶다.
그리고 최적화 잘됐다고 하던데 난 메모리 누수인지 뭔지 원인은 모르겠지만 하다보면 중간에 프레임이 뚝뚝 떨어지고 이후로는 껐다 다시켜야 정상화된다. 대체 왜...
지금까지 생각나는 것들을 나열해봤는데, 분명히 재밌게 즐긴 게임임에도 역시 빠는 것보단 까는 게 쉬워서인지 안 좋은 점만 많이 생각나는 것 같다. 그래서 좋은 점이 뭐였냐고 물으면 어... 경치 좋고 차량 많고 주행감 괜찮고... 솔직히 차겜이 조작감이랑 그래픽만 잘 나오면 되는 거 아닙니콰?-레이싱겜알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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