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아캄 오리진은 출시 전부터 여럿 모션 재활용 소문이 들려왔고 이전과 제작사도 다르단 말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게임이다. 실제로 초중반부는 플레이 양상마저 전작인 아캄 시티와 별다른 차이가 안느껴지고, 몇몇 진행불가 버그까지 겹쳐 인상이 매우 안좋았다. 초반부터 비교적 높은 듯한 난이도와 약간 불친절하다 싶은 진행은 '역시 완성된 전작에 기대는 전형적인 작품이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들었다. 굳이 다른 게임에 비교한다면 바이오쇼크2나 어쌔신크리드:리벨레이션 같은 느낌? 이렇듯 아캄오리진의 첫인상은 그냥 무난하고 특색없는 게임이었다.
그러나 아캄 오리진은 생각보다 괜찮은 변화를 했고 그것을 뒤늦게야 깨달았다. 플레이 초중반에 전투를 하면서 계속 턱턱 막히는 것이 아직 기술을 해금하지 않아서 그런거겠거지 싶었는데 , 사실은 그게 아니라 전투 양상이 변했기 때문이었다. 적들의 공격 빈도와 속도가 증가하였고, 전작에서 난이도 하락의 주원인이었던 특수기술 사용에 큰 제약을 줘서 더욱 어렵게 바뀌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런 변화는 아캄시리즈의 양대 메인 컨텐츠 중 하나인 전투를 상당히 오묘하고 맛깔나게 만들었다. 전작의 전투를 빗대어 버튼만 툭툭 누르면 되는 리듬액션이라고 비꼬는 데선 완전히 빠져나갈 수 있을 듯 싶다.
전투에서 이른바 '타격감'에 큰 영향을 미치는 타격 사운드도 전작과 달라졌다. 기본 타격음은 약간 맥빠지는 느낌이 되어서 상당히 별로였으나, 다행히도 새로운 기술(전기장갑)을 사용시 상쇄되어 경쾌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다만 브금은 크게 인상깊은 것이 없었다.
그리고 괜찮은 변화를 이룩한 전투부분과 달리, 잠입미션(사냥꾼방)의 경우 새로운 점을 일절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탐정모드는 변화가 있긴 헌데, 그게 유의미한 변화인가엔 좀 의문이 간다. 미션 돌입시 탐정모드를 상당히 빈번하게 쓰게 되는게 그 진행이 거의 획일적이어서 단순 마킹만 하고 나머진 성우가 읽어주는게 다라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쓸데없이 감고 돌리고 하는게 플레이 시간을 억지로 늘리는 것 같아 별로였다.
스토리는 여기저기서 만족한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는데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코믹스에서도 큼직큼직한 사건들을 가져다가 게임 내에서 멋지게 재현해 놓으니 만족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다. 원작의 극렬 팬들이 어찌 생각하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라이트팬인 내 입장으로는 정말로 만족한다. 보스전들도 괜춘괜춘하고... 다만 몇몇 빌런들이 너무 허전하게 퇴장하는 건 아쉽다.
기본적으로 완성된 게임의 후속작이기에 재활용된 부분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지만 전투부분의 변화는 매우 좋았고 스토리도 아캄어사일럼의 다리역할을 확실히 해주고 있어서 가치가 있다. 이전까지 단순히 캐릭터게임으로만 연명해오던 배트맨의 게임상 위신을 높이는데 아캄 시리즈는 정말로 큰 기여를 해왔다. 아캄오리진은 이전작 만큼은 아니라 할지라도 충분히 그 위신에 기여할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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